심방세동

Atrial fibrillation


심방세동이란 심방에서 비정상적인 전기신호가 나타나 심방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고 빠르고 불규칙하게 떠는 상태를 말합니다.


  • 심방세동이란?

심장은 두 개의 심방과 두 개의 심실로 이루어져 있으며, 우심방의 동방결절 부위의 심장 세포들에서 자동으로 만들어내는 전기신호에 따라 조화롭게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온몸으로 혈액을 뿜어내는 장기입니다. 그런데 심방으로 들어오는 전기신호에 이상이 생기거나 심방 자체에서 비정상적이고 무질서한 전기신호가 나타나면, 심방 내 전도되는 전기신호가 분당 400회에서 600회 정도의 빠르기로 발생합니다. 이렇게 비정상적인 전기신호가 매우 빠르고 제멋대로 전도되면 심방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고 빠르고 불규칙하게 부르르 떠는 상태가 됩니다. 심방이 부르르 떨리면서 심실까지 전기신호가 제대로 도착하지 못하면 심장박동 또한 일정하지 못하게 되는데, 이 상태를 심방세동이라고 합니다.
부정맥은 심장 내 전기신호의 발생 혹은 전도에 이상이 초래된 경우, 즉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것을 통칭합니다. 심방세동은 부정맥의 한 종류로, 특히 성인에서 치료가 필요한 가장 흔한 부정맥에 속합니다. 2021년 우리나라 성인에서 약 2%의 유병률을 보였으며, 우리 사회의 고령화 속도에 따라 추산해보면 2060년경에는 유병률이 약 6%까지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심방세동 환자는 심방이 효과적으로 수축하지 못하고 떨리면서 심방 안에서 혈액이 한 방향으로 원활하게 흐르지 못하고 머물게 되어 혈액이 굳어 덩어리지는 혈전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대부분 혈전은 조그만 주머니 형태의 좌심방 부위에서 발생합니다. 만들어진 혈전은 심장을 빠져나와 좌심실과 대동맥혈관을 통해 뇌혈관이나 다른 장기의 혈관으로 흘러 들어가 혈관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피의 흐름이 갑자기 중단되면 해당 장기에 허혈성 손상을 초래하며, 손상되는 혈관에 따라 뇌졸중(뇌경색)이나 전신 혈전색전증이 발생합니다.


  • 심방세동의 증상

환자는 다양한 증상을 호소할 수 있으나, 스스로 증상을 잘 못 느끼는 때도 있습니다. 심방이 떨리는 상태가 발작적으로 생겼다가 없어지는 것을 발작성 심방세동, 심방의 움직임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고 계속 떨리는 상태를 지속성 심방세동이라고 합니다.
발작성 심방세동이 생기면 가슴이 두근거리는 느낌이 들면서 답답하며, 심한 경우 어지럽고 숨이 찰 수 있습니다. 지속성 심방세동 환자는 위와 같은 증상을 호소하기도 하고, 증상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심장 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심부전 환자에서 심방세동이 발생하면 증상을 더 심하게 호소할 수 있으며, 심부전이 동반되면 다리가 붓고 체중이 증가합니다. 간혹 심방세동이 지속되다가 정상 심장박동으로 돌아올 때 일시적으로 심장박동이 느려지며 현기증이나 실신이 초래될 수도 있습니다.


  • 심방세동의 원인

우선 심방세동은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특별한 원인 질환 없이 심장의 노화에 따라 심방세동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고혈압이나 당뇨병, 비만, 관상동맥질환, 판막질환, 심근병증, 만성 폐질환 등 심장이나 폐의 기능에 문제가 있거나 대사적인 문제가 있을 때 심방세동이 더 잘 생길 수 있습니다. 또 스트레스나 자율신경계 이상, 갑상선기능항진증 같은 다른 질환이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심방세동은 술과 관련 있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음주 당일 저녁 혹은 다음 날에 자주 발생합니다. 따라서 심방세동이 진단된 환자에게는 반드시 금주할 것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 심방세동의 검사

심방세동은 환자 스스로 한쪽 손목의 맥박을 반대쪽 손가락으로 만질 때 맥박 간격이 고르지 않고 강도도 일정하지 않으면 의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진단을 위해서는 심전도검사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발작성 심방세동은 증상이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져서 잠깐의 심전도검사로는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전도검사에서 확인되지는 않으나 심방세동이 의심될 때는 일상 중에 24시간 심전도를 기록하는 홀터 검사나 1~2주간 심전도를 확인할 수 있는 사건기록기 등을 통해 진단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기존의 홀터 검사보다 간결하면서도 더 오랜 시간 부착이 가능한 패치형 심전도검사도 사용 가능하며, 심전도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워치의 활용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여기에 더해 심장과 갑상선의 기능을 확인하는 혈액검사, 흉부 X-선, 심장초음파 등도 심장의 상태를 파악하는 데 필요한 검사입니다.


  • 심방세동의 치료

심방세동의 치료에서는 우선 갑상선기능항진증처럼 심방세동을 일으키는 원인이 있다면 그 원인 질환을 치료합니다. 그리고 심방세동의 중대한 합병증인 뇌졸중이나 전신 혈전색전증을 예방하는 것은 심방세동 환자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환자의 나이, 동반 질환 여부에 따라 뇌졸중 위험도를 평가해 고위험군에는 혈전 생성 방지를 위한 항응고제를 사용합니다. 심방세동에 대한 궁극적인 치료는 정상적인 심박동을 회복시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약물치료, 전기적 심율동 전환, 전극도자 절제술 등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우선 항부정맥 약제나 심장박동 속도를 조절하고 심장의 부담을 줄여주는 약을 사용하는 약물치료로 심방세동의 증상을 완화시킵니다. 심장이 뛰는 박자를 확인하면서 전기적 충격을 주어 심장박동을 되돌리는 심율동 전환을 병행하기도 합니다.
항부정맥 약제에 저항성을 보이는 재발성 심방세동에서는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 또는 냉각풍선 절제술이라는 시술적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시술적 치료란 두꺼운 다리 혈관을 통해 관을 삽입해서 심장까지 도달한 다음, 비정상적인 전기신호가 나오는 심장 부위를 고주파 열이나 냉동 에너지를 사용해 절제하고 전기적으로 격리시키는 방법입니다. 한편 발작성 심방세동은 그 빈도나 지속 시간이 차차 길어져 수년 내에 전체 환자 3명 중 한 명은 지속성 심방세동으로 진행합니다. 심방세동 환자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뇌졸중 발생 위험이 5배 정도 높으며,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률도 2배 정도 높아지므로 반드시 전문의를 통해 적절하게 관리받아야 합니다.


  • 심방세동 환자를 위한 필수 생활 수칙

1. 심방세동은 뇌졸중과 심부전의 위험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부정맥입니다. 항응고 약제를 포함해 처방받은 약은 임의로 중단하지 말고, 정해진 시간을 지켜서 복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2. 항응고 약제를 복용 중인 환자는 다른 시술이나 치과 치료를 받기 전에 해당 의료진에게 복용하고 있는 약에 대해 알려야 합니다.
3. 심방세동은 음주, 흡연, 과식, 과도한 카페인 섭취 등으로 악화될 수 있으므로 음주와 흡연은 반드시 삼가야 하고, 성분을 잘 모르는 건강보조식품이나 한약 등도 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4. 수면 부족, 스트레스, 피로와 같이 자극을 줄 수 있는 요인을 가능하면 피합니다.
5. 너무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과격한 운동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으므로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과 같은 유산소 운동을 신체에 무리가 되지 않는 수준에서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유희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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