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동정맥기형
Arteriovenous malformation of b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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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동정맥기형이란?
뇌동정맥기형은 비정상적으로 얽혀 있는 뇌혈관 덩어리를 뜻합니다. 인체 혈관은 기본적으로 동맥-모세혈관-정맥 순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뇌동정맥기형은 모세혈관 없이 동맥과 정맥이 곧바로 연결되어 있는 기형 혈관입니다.
혈액이 동맥을 지나 모세혈관을 통해 뇌 조직 곳곳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받은 후 정맥으로 흐르는 것이 정상적인 뇌 혈류입니다. 그러나 뇌동정맥기형은 동맥에서 곧바로 정맥으로 혈액이 흐르기 때문에 혈류량이 굉장히 많습니다. 정상 혈관보다 약한 기형 혈관에 지나치게 높은 압력이 가해지니까 혈관 파열의 위험이 높고, 반면 주변 정상 조직에는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뇌 기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어린 나이부터 노년기까지 어느 연령대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데, 어린 나이에 출혈이 나타나면 그만큼 혈관이 더 약하다는 의미여서 예후가 안 좋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혈관기형의 위치나 모양, 크기, 혈류량 등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보통 뇌동정맥기형의 출혈 확률은 매년 약 1-3%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시 말해 전체 환자의 약 80%는 80세 이전에 뇌출혈을 경험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 뇌동정맥기형의 증상
많은 혈류량으로 인해 두통을 경험하는 환자도 있고, 혈관기형 자체가 주변 뇌 조직을 자극해서 뇌전증 발작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체 환자의 절반 정도는 뇌동정맥기형에 대해 전혀 모르고 살다가 갑자기 뇌출혈이 발생해 이 병을 발견하게 됩니다. 마치 뇌 속 시한폭탄 같은 존재입니다.
- 뇌동정맥기형의 원인
태아가 모체에서 발달하고 자라는 과정에서 혈관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해 생기는 선천성 질환이지만, 가족력이나 유전과는 거의 관계가 없습니다.
- 뇌동정맥기형의 진단
뇌동정맥기형이 의심될 때는 CT나 MRI 등의 영상 검사가 필요합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뇌혈관조영술 검사가 필요합니다.
- 뇌동정맥기형의 치료
기형 혈관 자체를 없애야 하므로 약물치료는 불가능하고, 일반적으로 수술이나 혈관내 색전술, 감마나이프 방사선수술이 활용됩니다.
- 수술: 전통적 치료법인 수술은 뇌를 직접 열어 문제를 일으키는 기형 혈관을 제거하니까 가장 확실한 치료법이지만, 뇌동정맥기형이 뇌 깊숙이 또는 중요 뇌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에 있는 경우 마비나 장애 같은 심각한 후유증이 동반될 위험이 있습니다.
- 혈관내 색전술: 혈관에 특수물질을 넣어 혈류를 차단해 기형 혈관을 막는 방법인데, 주변의 정상 뇌 조직으로 가는 혈관까지 막힐 경우 뇌경색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서 색전술만으로 비정상 혈관을 다 차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 감마나이프 방사선수술: 감마선을 병이 있는 뇌 조직에 정밀하게 쏴서 병변을 손상시켜 없애는 치료법입니다. 돋보기로 햇빛을 모아 종이에 비추면 초점이 모인 부분만 타는 것처럼, 머리 밖에서부터 감마선이 들어가지만 주변의 정상 조직에는 거의 영향이 없고 초점이 되는 혈관기형에만 굉장히 큰 에너지가 들어가면서 치료 효과를 보입니다. 환자가 움직이지 않도록 머리에 틀을 고정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불편이 따르지만, 1mm의 정밀도로 안전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감마나이프 방사선수술로 치료하는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부작용이 비교적 적지만, 서서히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 특성으로 인해 혈관기형이 없어지기까지 약 3년 정도의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뇌동정맥기형 환자들은 감마나이프 방사선수술 후에도 출혈의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한편 뇌출혈 동반 여부, 증상, 혈관기형의 크기와 위치, 환자 나이 등에 따라 개개인마다 최적의 치료법이 다릅니다. 감마나이프 방사선수술은 주로 뇌 깊은 곳이나 중요 뇌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에 있는 혈관기형을 치료할 때 효과적입니다. 반면 뇌출혈로 뇌 손상이 심한 환자의 경우, 신속히 뇌압을 낮춰주지 않으면 정상 뇌까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출혈과 혈관기형을 동시에 제거할 수 있는 수술이 더 적합합니다. 뇌출혈 가능성이 높은 환자에서는 색전술로 우선 위험 혈관을 제거하면서 감마나이프로 나머지 기형 혈관을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습니다.
<글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장원석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