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약품 보관은 ‘유통기한’ 아닌 ‘유효기한’?!


식약처는 2023년 1월 1일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을 바탕으로 ‘소비기한 표시제’를 본격 시행했습니다. ‘소비기한’은 식품 등에 표시된 보관 방법을 준수할 경우 섭취해도 안전에 이상이 없는 기한을 말하고, ‘유통기한’은 제품의 제조일로부터 소비자에게 유통·판매가 허용되는 기한을 말합니다. 식품은 ‘소비기한’이 ‘유통기한’보다 더 길지만, 소비자가 ‘유통기한’을 식품의 폐기 시점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소비기한 표시제를 도입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의약품도 마찬가지일까요? 식품과 달리 의약품은 ‘본래 포장’을 뜯는 시점이 중요합니다. 포장을 개봉한 날부터 사용 가능한 기간이 시작되고 품질 유지 기간이 짧아지기 때문입니다. 의약품은 ‘유통기한’이 아니라, ‘유효기한’(유효기간, 사용기한, Expiration Date)과 ‘사용가능기한’(Shelf Life, Beyond Use Date; BUD)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유효기한’은 의약품의 용기에 붙은 라벨이나 겉포장에 표기되는 날짜로, 제약회사가 식약처에서 허가받은 적합한 보관 조건에서 약효가 유지되는 기한을 의미합니다. ‘사용가능기한’은 의약품의 용기나 포장을 개봉한 이후 의약품의 품질 유지를 예상하는 기한입니다. 따라서 본래 용기나 포장 상태 그대로 보관했을 경우에는 ‘유효기한’ 이내에 사용이 가능하지만, 개봉하면 ‘사용가능기한’ 동안에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개봉된 의약품의 사용 과정에서 품질 손상 등 문제가 발견된 경우에는 ‘유효기한’과 ‘사용가능기한’이 남아 있어도 사용을 중단하고 즉시 폐기해야 합니다. 부서지거나 습기로 인해 외형이 변형된 정제 또는 캡슐, 변색되거나 덩어리가 된 가루약, 변색되거나 내용물이 균일하지 않고 덩어리지거나 오염이 의심되는 시럽제, 액체가 과도하게 분리되거나 약액 상태가 균일하지 않은 연고제, 형체가 변형되거나 딱딱하게 굳어버린 좌제 등이 있는지 확인해 의약품의 품질 문제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약, 바르게 제대로>, 김재송 지음, 봄이다 프로젝트 펴냄, 107-10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