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특별한 원인없이

발작이 반복된다면?


뇌전증이란?

뇌전증은 뇌의 전기신호가 순간적으로 비정상적으로 작동하면서 발작(경련)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발작이 한 번 일어났다고 해서 바로 뇌전증으로 진단하지는 않습니다. 전해질 불균형, 발열, 혈당 이상 등 명확한 원인에 의해 발작이 발생한 경우에도 뇌전증으로 진단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발작은 그 원인을 해결하면 발작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비유발성 발작’이 2회 이상 일어나면 뇌전증으로 진단합니다. 이 경우 발작이 재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두 번째 발작을 경험한 환자에서 세 번째 발작이 발생할 위험은 약 70-80%까지 증가합니다.


뇌전증의 종류

뇌전증은 발작의 종류, 시작 연령, 원인, 심한 정도, 동반 질환, 약물 반응, 병의 경과 등이 매우 다양한 질환입니다. 치료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뇌전증을 2가지 기준에 따라 분류합니다.


  • 발작의 종류에 따른 분류

발작이 시작되는 뇌 부위에 따라 부분 발작과 전신 발작으로 나뉩니다. 부분 발작은 뇌의 특정 국소 부위에서 시작되는 발작을 의미하며, 전신 발작은 뇌 양쪽의 넓은 영역에서 동시에 대칭적으로 시작되는 발작을 말합니다.


  • 뇌전증 증후군(Epilepsy syndrome)에 따른 분류

발병 시기, 원인, 뇌파 소견, 동반 증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하나의 ‘증후군’으로 분류하는 방식으로 영아 연축 증후군, 소아결신발작 증후군, 드라벳 증후군,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분류는 치료 전략 수립과 예후 예측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뇌전증 진단

  • 뇌파검사

뇌파검사는 처음 뇌전증을 진단할 때 가장 중요한 검사입니다. 뇌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전기신호를 외부에서 비침습적으로 기록하는 검사로, 방사선을 사용하지 않으며 환자에게 별다른 자극을 가하지 않기 때문에 매우 안전합니다. 검사를 통해 부분 뇌전증과 전신 뇌전증을 분류할 수 있습니다.


  • 뇌 MRI(자기공명영상)

뇌 구조를 정밀하게 보여주는 검사 방법으로, 종양이나 동정맥기형처럼 발작을 유발할 수 있는 병변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MRI에서 뚜렷한 이상이 확인되면 병변 제거술 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비디오 뇌파검사, FDG-PET, 뇌자도, 기능성 MRI 등의 추가 검사를 통해 수술 방법과 절제 범위를 결정합니다.


  • 유전자 검사

유전성 요인이 의심되는 경우, 차세대염기서열분석 기법을 이용한 유전자검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 검사는 일반적으로 발달지연이나 자폐스펙트럼장애 등 신경발달 이상이 동반되거나, 영아기 또는 소아기 초기에 원인 불명의 난치성 발작이 시작된 경우에 주로 시행합니다. 유전자검사 결과는 정확한 진단뿐 아니라 예후 예측과 약물 선택 등 치료 전략 수립에도 중요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뇌전증 치료

  • 약물치료

항발작약물은 뇌전증 치료의 표준 방법입니다. 약물 복용만으로 약 60-70%의 환자는 발작이 사라지거나 감소합니다. 환자마다 효과적인 약이 다르므로 발작 종류, 나이, 동반 질환 등 다양한 요소를 함께 고려해 가장 적합한 약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케톤생성식이요법

식이요법은 약물로 발작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게 매우 효과적인 치료법입니다. 케톤생성식이요법은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고 지방 섭취를 크게 늘려 몸이 케톤체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도록 유도합니다. 케톤생성식이요법을 시행한 환자 중 약 절반은 발작 빈도가 50% 이상 감소합니다. 식단 유지가 어려운 환자는 수정된 앳킨스식이요법 또는 저당지수식이요법 등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 뇌전증 수술

수술이 가능한 조건으로는 발작이 시작되는 뇌 부위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어야 하며, 그 부위를 제거해도 언어, 운동, 기억 등 중요한 뇌기능이 최대한 보존될 수 있어야 합니다. 과거에는 두개골을 넓게 절개해 병변을 제거했지만, 최근에는 Stereo-EEG(입체 뇌전도검사)의 최신 기술 도입으로 더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습니다. Stereo-EEG는 발작이 시작되는 여러 개의 전극을 뇌 깊숙한 부위에 삽입해 뇌파를 측정하는 검사로, ROSA라는 수술용 로봇을 이용해 매우 정밀하게 이루어집니다. Stereo-EEG를 이용한 수술은 두개골을 넓게 여는 대신 선택적으로 작은 구멍만 뚫기 때문에 수술 시간이 단축되고, 회복이 빠르며, 합병증의 위험도 낮습니다.


  • 미주신경자극술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난치성 뇌전증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치료법입니다. 전신마취 후 목에 위치한 왼쪽 미주신경에 전기자극을 가하는 장치를 이식해, 뇌의 전기활동을 조절하고 발작 빈도를 줄입니다. 시술 후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 자극 강도와 빈도를 조절하며, 치료 효과는 점진적으로 나타납니다. 발작이 완전히 소실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약물 복용 부담을 줄이는 데에 도움될 수 있습니다.


  • 기타

- 당운반체 결핍증(GLUT1 결핍증)→ 케톤생성식이요법 필요

- 비타민 의존성 뇌전증 → 뇌전증피리독신(비타민B6) 또는 피리독살-5-인산 투여가 효과적

- SCN2A나 SCN8A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 → Oxcarbazepine, Carbamazepine 등의 항발작약물 (SCN1A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엔 피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