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렘수면행동장애가

초기 신호일 수 있다?


파킨슨병이란

파킨슨병은 중뇌 흑질에 있는 도파민 신경세포가 손상되면서 기저핵에 도파민 결핍이 생기고 운동장애가 발생하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입니다. 서동증이 있으면서 떨림 혹은 근강직이 동반될 경우 파킨슨병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파킨슨병의 원인

파킨슨병 환자의 뇌를 부검해보면 ‘알파시누클레인’이라는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응집되어 생긴 ‘루이소체’가 발견됩니다. 이 루이소체는 중뇌에만 국한되지 않고 뇌의 여러 영역으로 퍼져나가면서 뇌의 퇴행성 변화를 일으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파킨슨병이 왜 발생하는지, 또는 루이소체와 같은 비정상적인 단백질 응집체가 어떤 이유로 뇌에 쌓이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이 없습니다. 다만 파킨슨병이 주로 고령층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상단백질 분해 능력 저하,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 산화 스트레스, 염증 등 여러 과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살면서 농약에 많이 노출되었거나 머리를 크게 다친 경험이 있다면 고위험군일 확률이 높습니다. 파킨슨병 환자의 약 10-15%는 가족력이 있을 정도로 유전적 요인도 작용합니다. 부모가 파킨슨병이면 자녀에게 25% 혹은 50% 가능성으로 파킨슨병이 생기는 단일유전자형 파킨슨병도 있으나 이는 드문 편입니다. 최근에는 유전자검사 기술이 발달하면서 다양한 위험 유전자들이 새롭게 밝혀지고 있습니다. 또한 가족력이 없더라도 위험 유전자를 가질 경우 파킨슨병에 걸릴 확률이 2배 가까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파킨슨병의 증상

파킨슨병은 증상이 서서히 진행하기 때문에 대다수 환자가 언제부터 증상이 생겼는지 콕 집어 이야기하기 어려워합니다. 수개월, 혹은 1-2년 전부터 몸의 이상을 느낀 경우도 있습니다. 파킨슨병의 증상은 운동 증상과 비운동 증상으로 나뉩니다. 운동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 전부터 후각 저하, 변비, 렘수면 행동장애, 우울한 기분 등 여러 비운동 증상이 선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주요 운동 증상

- 서동증

서동증은 행동이 느려지는 증상으로, 환자들은 팔다리에 힘이 없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으나 실제로 근력이 저하된 것은 아닙니다. 행동이 느려지면서 표정도 점차 무표정해지고 목소리와 글씨 크기도 작아집니다. 이러한 증상은 보통 몸의 한쪽에서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안정 시 떨림

안정 시 떨림은 팔과 다리, 혹은 턱이 완전히 이완된 상태에서 떨리는 것으로, 안정 시 손떨림은 팔을 늘어뜨리고 걸을 때 잘 관찰된다. 근강직은 근육의 긴장도가 증가해 움직일 때 관절이 뻣뻣하고 저항이 생기는 것으로, 의사의 진찰 소견이 중요합니다.


- 자세 불안정

자세 불안정은 균형 잡기가 힘들어지면서 종종 넘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파킨슨병이 진행하면 몸을 앞으로 숙인 자세에서 팔을 덜 휘젓고 발을 끌거나 종종걸음을 걷게 됩니다. 일부에서는 발걸음 자체를 떼기 힘들어하거나 걸음이 저절로 빨라지다가 앞으로 넘어지는 증상도 나타납니다. 하지만 넘어지는 증상은 보통 파킨슨병 발생 3년 이내에는 생기지 않습니다. 이런 균형장애가 증상 발생 후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심하게 나타난다면, 다른 질환의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 비운동 증상

- 렘수면행동장애

렘수면 행동장애는 자면서 소리를 지르거나 팔다리를 움직이는 증상으로, 파킨슨병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밤중에 크게 소리를 지르고 같이 자는 사람을 본인도 모르게 발로 차거나 침대에서 떨어진 적이 있다면 향후 파킨슨병 등의 퇴행성 뇌질환으로 진행되거나 이미 초기 파킨슨병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신경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파킨슨병의 진단

진단을 위해서는 우선 병력과 증상을 자세히 확인해야 합니다. 서동증, 떨림, 근강직, 자세 불안정 등의 파킨슨 증상은 다른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원인으로 인해 파킨슨 증상이 나타나는 이차성 파킨슨 증후군은 아닌지, 혹은 파킨슨 플러스 증후군처럼 파킨슨병과 유사한 다른 퇴행성 뇌질환은 아닌지 감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파킨슨 증상이 있을 때, 도파민 운반체 PET-CT 검사를 통해 기저핵의 도파민 결핍을 확인하고, 뇌 MRI 검사를 시행해 파킨슨 증상을 유발할 만한 다른 구조적 원인이 있는지 살펴봅니다. 파킨슨병은 뇌 MRI 검사에서 뚜렷한 이상 소견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파킨슨병은 인지 저하를 흔히 동반하기 때문에 인지기능 평가도 시행합니다. 기립성 저혈압 등 자율신경계 이상이 두드러지는 경우에는 자율신경계 기능 평가를 진행합니다. 또한 다른 질환에 대한 감별진단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포도당 PET-CT 등의 검사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파킨슨병의 치료

  • 약물치료

현재까지 파킨슨병의 진행을 늦추거나 원래 상태로 회복시키는 치료는 아직 성공한 사례가 없습니다. 오직 증상 조절을 위한 약제만이 의학적 근거가 확보된 방법입니다. 약물치료의 원리는 기저핵에 결핍된 도파민을 외부에서 공급해주는 것입니다. 가장 널리 쓰이는 약물은 도파민 전구체인 레보도파(levodopa)로, 뇌에서 도파민으로 대사되어 작용합니다. 이 외에도 도파민 수용체에 결합해 도파민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도파민 효현제, 몸안에서 레보도파나 도파민의 분해 효소를 억제하는 COMT 억제제나 MAO-B 억제제, 안정 시 떨림 증상을 조절하는 항콜린성 제제 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초기 단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수술을 권장하지 않고 약물치료를 진행합니다. 약물치료를 시작하면 3-4년은 매우 좋은 효과를 볼 수 있고, 보행 동결처럼 약물에 반응이 없는 운동 증상은 대부분 수술 후에도 개선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초기에 파킨슨병으로 진단받은 환자 중에는 2-3년 내에 비전형적 증상이 나타나 파킨슨 플러스 증후군으로 진단이 바뀌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일정 기간 약물치료를 하면서 병의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 수술치료

약물치료만으로 증상 조절이 어려워지거나 운동합병증이 뚜렷해지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 방법인 뇌심부자극술은 시상하핵이나 내측창백핵 등 뇌의 특정 부위에 전극을 삽입한 뒤 전기 자극을 주어 파킨슨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입니다. 자기 공명영상 유도하 고집적 초음파 수술은 피부 절개 없이 시행하는 비교적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뇌의 표적 부위에 국소적인 열에너지를 가해 파킨슨 증상, 특히 떨림 증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수술을 고려할 때 환자들은 다음 3가지를 꼭 알아둬야 합니다.

첫째, 수술은 파킨슨병을 완치시키는 치료법이 아니다.

둘째, 수술을 하더라도 약물로 가장 잘 조절되는 상태(BEST ON) 이상으로는 좋아지지 않는다.

셋째, 수술 후에도 대부분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하며, 기존 약 용량을 50% 정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내용에 대해 충분히 설명한 후, 약물로 증상 조절이 쉽지 않은 환자에서 수술적 치료 여부를 결정합니다


파킨슨병의 치료 합병증

파킨슨병은 점차 진행하는 퇴행성 뇌질환이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증상이 악화되어 약물 용량도 조금씩 늘릴 수밖에 없습니다. 초기에는 도파민 신경세포가 50% 정도 남아 있고, 남은 정상 신경세포에서 나오는 도파민이 완충제 역할을 하므로 약을 하루 2-3번 소량 복용해도 일정한 효과를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병이 진행되고 도파민 신경세포가 더 소실되면 약효가 갑자기 떨어지는 약효소진증상 혹은 운동동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환자들은 약을 4-5번 이상, 3-4시간 이내의 간격으로 복용하지 않으면 힘들어합니다.


또한 약 복용 후 약효가 가장 강하게 나타날 때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는 이상운동증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운동합병증이 모든 환자에서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파킨슨병 진단 후 4-5년이 지나면 발병률이 크게 증가합니다. 파킨슨병의 유병 기간이 길어질수록 발에 풀이 붙은 것처럼 발이 땅에서 떨어지지 않는 보행동결, 균형장애, 낙상, 연하장애 등이 동반되는 경우도 늘어납니다.


인지저하도 흔하게 동반되는 증상 중 하나입니다. 10년 이상 파킨슨병을 앓은 환자의 약 30%, 20년 이상 앓은 환자의 약 80%에서 치매가 발병합니다. 이러한 운동합병증이 약물 내성이나 약물이 독해서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오해하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운동동요현상이나 이상운동증은 약물 자체의 부작용이라기보다는 병의 진행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입니다. 따라서 약물 내성이나 부작용에 대해 불필요한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어떤 환자는 비교적 적은 양의 약물을 복용함에도 운동합병증이 나타나는 반면, 병을 앓는 내내 이러한 합병증을 전혀 경험하지 않는 환자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미리부터 합병증을 혼자 걱정하기보다는 궁금한 점이 생길 때마다 담당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