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측만증_성장 시기와 각도에 따라 치료 방법 달라진다


척추뼈가 S자처럼 휘는 척추측만증. 한창 자라고 있는 사춘기 아이라면 적극적으로 운동과 보조기 치료를 해야 한다. 하지만 척추 성장이 끝나면 측만증은 더이상 진행되지않는다. 이때 교정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수술뿐, 다른 방법으로 ‘교정된다’고 말하는 속설에 눈길도 주지 말자.


척추측만증(側灣症)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척추가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휘어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좌우로 휘어 있는 것이 아니라, 3차원적으로 꼬여 있는 회전 변형이다. 발병 원인을 모르는 특발성 척추측만증도 있는 반면, 뇌성마비나 근육질환 등 신경과 근육에 문제가 있어 발생하는 측만증, 그리고 선천적으로 척추뼈가 만들어질 때 이상이 생기는 선천성 척추측만증 등 원인을 알 수 있는 측만증들도 있다.


보호자들은 사춘기 자녀의 측만증의 원인을 매우 궁금해 하는데, 현재까지는 여러 가설들만 있을 뿐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유병률은 약 2-3% 정도. 부모에게 측만증이 있으면 아이에게 측만증이 발병할 가능성이 10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유전되는 것은 아니다. 


척추 성장이 활발한 사춘기 때가 가장 위험


측만증의 심한 정도는 각도로 표시하며, 이 각도의 정확한 명칭은 콥스 씨 각(Cobb’s angle)이다. 이 각도가 몇 도인지 알아야 치료를 결정할 수 있다. 보통 척추가 10도 이내로 휘었을 때는 측만증이라고 하지 않는다. 일시적인 통증이 오거나 측만증이 없는 상태에서도 척추가 10도 정도 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25도가 넘으면 외관상의 변화가 나타나고, 45도 이상이면 수술적 치료의 대상이 된다. 각도는 언제나 측정 오차 범위를 가지고 있어서, 동일한 의사가 1분 차이로 측정해도 5도 내외의 오차 범위를 갖는다. 즉 25도는 척추가 20도에서 30도 사이의 각도로 휘어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측만증의 발생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언제 심해지고 위험한지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져 있다. 척추는 태어났을 때부터 사춘기를 지나 성인 키에 도달할 때까지 성장하는데, 측만증은 척추의 성장이 많이 일어날 때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측만증은 성인 키가 되기 전까지는 항상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다. 


2차 성징이 일어나는 사춘기 때는 키가 급격히 자라고 척추의 성장이 가장 활발해, 이 시기에 측만증이 가장 많이 발병하며 휘어진 각도가 더 심해질 수 있다. 여아의 척추 성장은 만 11세 정도에 시작해 13세에 대부분 끝나며, 특히 초경이 시작되면 성장이 거의 종료된 것으로 판단한다. 남아는 13세에 시작해 15세 때 성장이 거의 끝난다.  


인터넷의 잘못된 정보에 현혹되지 말아야


인터넷에 있는 잘못된 의학 정보 때문에 환자와 보호자들은 걱정이 많다. 척추측만증에 대한 대표적인 잘못된 상식은 “심폐 기능에 영향을 주어 생명에 지장을 준다” “허리 통증이 심해져 일상생활을 하지 못한다” “측만증이 골반, 다리, 발까지 영향을 준다” “여자는 출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식의 이야기들이다. 문제는 측만증이 기능적으로 환자에게 영향을 얼마나 주고 있는가에 있다. 예를 들어 측만증 각도가 80-90도를 넘기 시작하면 심폐 기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다른 문제들은 측만증이 있거나 없거나 별 차이가 없다.

외관상의 문제는 기능적인 문제와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보통 25-30도 이상이 되면 등이 많이 휘어 보이고 한쪽 갈비뼈가 뒤로 튀어나오거나 한쪽 허리가 튀어나와 보인다. 심하면 옆구리가 접혀 보이기도 하고 때에 따라서는 어깨 높이가 다르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문제는 외관상의 문제이지,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운동과 보조기로 치료, 교정 방법은 수술뿐


측만증에는 보통 3가지 치료 방법이 있다. 운동치료 및 경과 관찰, 보조기 착용, 그리고 수술이다.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요소는 잔여 성장과 측만증의 심한 정도(각도)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척추 성장이 활발할 때가 가장 위험하기 때문에 잔여 성장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한 상태이고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사춘기에 접어들어 척추의 성장이 급격히 일어나고 있는 환자는 적극적으로 운동과 보조기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반면, 척추 성장이 끝난 환자는 특별한 치료를 받지 않아도 측만증이 진행되지 않는다.

치료에 대해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측만증의 교정이 가능하냐는 것이다. 교정은 쉽게 말해 30도였던 환자가 치료에 의해 10도 또는 20도로 좋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의사마다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척추를 교정할 수 있는 방법은 수술뿐이다.

보통 45도가 넘기 시작하면 수술적 치료의 대상이 된다. 척추 성장이 종료되어 측만증이 진행되지 않아도 45도가 넘으면 성장이 종료된 시점부터 1년에 약 1.8도 정도 점점 더 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은 기울어진 막대기가 모래밭에서 저절로 쓰러지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제때 치료를 하지 않고 지내다가 80도까지 진행되면 기능적으로도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특히 외관상 뒷모습이 매우 좋지 않다.

측만증은 인터넷에 있는 근거 없는 정보들로 인해 환자들과 보호자들이 혼란스러워 하는 질환 중 하나다. 원인을 잘 모르는데다가 수술적 치료 외에는 교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따라서 올바른 치료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가 정확한 검사와 진단을 받아야 한다.

TIP) 오해마시라! 보조기는 교정기가 아니다

척추측만증 보조기에 대한 오해가 많다. 보조기는 말 그대로 보조기이지 교정기가 아니다. 즉 보조기는 교정이 아닌, 측만증 진행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사춘기 환아의 척추 성장이 끝날 때까지 척추의 휜 각도를 25도 이내로 유지시키는 것이지, 10도로 좋아지게 만들지 않는다. 

걱정이 많은 부모들 중에는 보조기를 착용하지 않아도 되는 환아에게 보조기를 요구할 때가 종종 있다. 몸에 맞게 제작하는 보조기는 몸통 전체를 덮은 채 하루에 최소 18시간 이상 착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민감한 사춘기 환아에게 오히려 정신적, 육체적 괴로움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보조기를 꼭 착용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무리해서 착용할 필요는 없다.


출처 월간 <세브란스병원> 2013년 3월호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황진호 교수

포토그래퍼 최재인, 김남우 스타일링 최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