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성 암 증후군

Hereditary cancer syndrome


  • 유전성 암 증후군이란?

유전성 암 증후군(hereditary cancer syndrome)이란 암의 발생과 관련된 생식세포 유전자 변이(germline mutation)를 가진 사람에서 발생하는 유전 질환을 뜻합니다. 유전성 암 증후군은 전체 암의 약 10% 정도를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가족 내에서 비슷한 암이 높은 빈도로 발생하기 때문에 ‘가족성 암(familial cancer)’과 혼용되기도 하지만, 암의 가족력은 생활 습관 등 다른 요인의 영향을 받는 경우가 있으므로 두 가지가 완전히 같은 의미는 아닙니다.


  • 유전성 암 증후군의 원인

사람의 세포는 한 쌍의 대립 유전자(allele)를 갖고 있습니다. 유전성 암 증후군 발생의 가장 흔한 경우는 종양 억제 유전자(tumor suppressor gene)의 한 대립 유전자에 기능 소실을 유발하는 병적 변이가 발생하고, 이를 가진 보인자(heterozygote)가 상염색체 우성(autosomal dominant) 방식으로 발현되는 경우입니다. 이때 출생한 보인자는 살아가는 동안 점차 반대쪽 정상 대립 유전자에도 변이, 소실, 메틸화 등이 발생하면서 양쪽 대립 유전자 모두 기능을 소실하고, 그 결과로 변이를 가지지 않은 일반 사람들에 비해 높은 확률로 암이 발생한다는 원리입니다. 가장 흔한 유전성 암 증후군인 린치 증후군, 유전성 유방암-난소암 증후군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그 외에 원종양유전자(proto-oncogene)의 변이가 원인인 다발내분비샘신생물(multiple endocrine neoplasia) 2형, 상염색체 열성 방식으로 발현하는 MUTYH 연관 폴립증이나 판코니 빈혈(Fanconi anemia)과 같은 형태도 드물게 존재합니다.


  • 유전성 암 증후군의 진단

가족들은 유전자의 일부분을 함께 가지고 있으며, 보통 비슷한 생활 습관을 갖습니다. 가족 내에 두 명 이상이 같은 암이나 관련된 암을 진단받는 경우 가족성 암 또는 유전성 암의 가능성이 있으며, 유전성 암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유전자 검사와 전문가 상담이 필요합니다.

보통 다음에 해당하는 경우, 가족성 또는 유전성 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암을 젊은 나이에(보통 40세 이하) 진단받는 경우
- 여러 장기의 암이나 양측성 암(유방, 신장 등)을 진단받는 경우
- 유전 가능성이 알려진 희귀암(남성형 유방암, 갑상선 수질암 등)을 진단받는 경우
- 한 가족 내에 같은 암으로 두 명 이상 진단받는 경우
- 한 가족 내에 관련된 암(유방암-난소암, 대장암-자궁내막암 등)으로 여러 명이 진단받는 경우
- 그 외 알려진 유전성 암 증후군의 특성이 겉보기, 내시경, 조직소견 등에서 발견되어 의료진으로부터 유전자 검사를 권고받는 경우

보통 혈액 정상 세포에서 추출한 DNA 등 유전 물질에서 생식세포 유전자 변이를 확인해 진단합니다. 뚜렷한 유전성 암 증후군의 특성을 갖거나 가족에서 생식세포 유전자 변이가 이미 발견된 경우, 해당 유전자만 검사할 수도 있고 여러 가지 관련 유전자를 포함한 다유전자패널검사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 유전성 암 증후군의 관리

아직 생식세포 유전자 변이를 교정해 암의 발생을 예방하는 방법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유전성 암 증후군이 진단되는 경우 다음과 같이 대처할 수 있습니다.
- 이미 암을 진단받은 환자에서 관련된 치료 약제를 선택하는 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린치 증후군에서 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를 사용하거나 유전성 유방암-난소암 증후군에서 PARP 억제제를 사용하는 것이 그 예입니다.
- 새로운 암 발생 가능성에 대해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습니다. 린치 증후군에서 대장내시경 정밀검진을 통해 대장암 발생 전 혹은 초기에 치료하거나, 유전성 유방암-난소암 증후군에서 암이 발생할 수 있는 장기를 예방적으로 수술하거나 화학적 예방법을 시도하는 것이 그 예입니다. 특히 직계 가족에서 유전성 암 증후군과 관련 있는 배선생식세포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되는 경우, 가족 구성원에게도 유전자 검사 및 암 예방 계획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전문 의료진과 상담할 것을 권고합니다.


<글 연세암병원 암예방센터 박지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