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황달

Neonatal jaundice


  • 신생아 황달이란?

신생아 황달이란 혈중 빌리루빈 농도가 높아 피부가 노랗게 보이는 상태를 말하며, 만삭 출생아의 약 85%에서 관찰될 정도로 매우 흔한 질환입니다. 이처럼 대부분의 만삭 출생아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질환’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다소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신생아 황달은 자연스러운 생리적 변화와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는 두 범주에 모두 걸쳐 있기 때문입니다.
정상 만삭 출생아의 혈중 빌리루빈 농도는 보통 출생 후 1주일 이내에 6-8mg/dL, 조금 더 높을 경우 10-12mg/dL(정상은 1mg/dL 미만)까지 증가했다가 감소하며, 이를 생리적 황달이라고 합니다. 한편 신생아의 황달은 자연적인 생리적 변화가 대부분이지만, 일부는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질환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병적인 황달은 일반적인 생리적 황달에 비해 변화가 더 빠르고, 빌리루빈 수치가 더 높게 증가할 때를 말합니다. 간접 빌리루빈 농도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증가하면 빌리루빈에 의한 신경독성(핵황달)과 이에 따른 치명적인 뇌병변이 발생하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받아야 합니다. 고빌리루빈혈증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수록 핵황달의 발생 가능성이 높으므로 빠른 치료가 필수입니다. 핵황달이 발생할 수 있는 빌리루빈의 혈중 농도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만삭아에서 수치가 20mg/dL 이상으로 증가한 경우 핵황달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출생 후 경과 시간에 따라 기준이 다를 수 있으며, 미숙아는 더 낮은 혈중 농도에서도 핵황달 발생 가능성이 있어서 치료 기준을 더 낮게 설정합니다.


  • 신생아 황달의 증상

다음은 병적 황달의 가능성이 높아 반드시 전문 진료가 필요한 경우입니다.
- 생후 24시간 이내 발생한 황달
- 빌리루빈 수치가 일반적인 증가 속도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경우: 하루 5mg/dL 이상 증가
- 구토, 기면, 식이 감소, 비정상적인 체중 감소, 무호흡, 빈맥 등을 동반하는 경우
- 광선치료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경우
- 정상 만삭 출생아에서 황달이 2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
- 직접 빌리루빈이 2mg/dL 이상인 경우


  • 신생아 황달의 원인

신생아 황달의 원인은 태아 적혈구의 수명이 출생 후에도 성인 적혈구의 수명보다 짧으며, 간에서 빌리루빈을 대사시키는 효소의 활성도가 성인에 비해 매우 낮고, 다양한 이유로 빌리루빈의 세포 내 이동 및 배설이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생리적 황달은 이로 인해 혈중 간접 빌리루빈 농도가 증가하면서 정상적으로 발생하는 생리적 변화입니다.
미숙아는 특별한 병적 이유가 없어도 만삭아보다 빌리루빈 농도가 조금 더 높게 증가하고 이러한 상태가 오래 지속될 수 있으며, 임신 나이에 따라 병적 원인이 아니더라도 치료가 필요한 황달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병적 황달의 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산모와 아기의 다른 혈액형 간 면역학적 문제가 발생하는 태아적혈모구증이 대표적이며, 다운증후군이나 갑상샘저하증, 유전적 적혈구 이상증, 쌍둥이 간 수혈 등이 있습니다. 직접 빌리루빈이 증가하는 원인에는 다양한 자궁내 감염과 패혈증, 담도폐쇄 등이 있습니다. 원인에 따라 진단과 치료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병적 황달의 가능성이 높으면 반드시 빠르게 신생아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모유 수유를 하는 신생아는 황달 발생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모유에 함유된 일부 성분에 의해 장관 순환이 증가하는 것이 황달 발생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황달은 서양인보다 동양인에서 더 잘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생후 2-3주에 혈중 빌리루빈 농도가 최고치에 달했다가 서서히 감소하며, 1-2일 정도 모유 수유를 잠시 중단하면 빌리루빈 농도가 급속히 감소하고 이후 모유 수유를 재개하더라도 거의 재발하지 않습니다. 간혹 황달 때문에 모유 수유를 중단하려는 산모들이 있는데, 모유 수유의 장점이 매우 많고 모유 수유에 의한 핵황달은 극히 드물기 때문에 치료는 일시적인 모유 수유 중단으로 충분합니다. 따라서 모유 수유를 최대한 지속하기를 권합니다.


  • 신생아 황달의 진단

신생아 황달은 혈중 빌리루빈 농도를 직접 확인해 진단할 수 있습니다. 물론 피부를 살짝 눌러 노랗게 보이는 증상이 얼굴부터 어디까지 나타나는지 육안으로 확인하는 간접적인 방법도 있습니다. 복부, 다리, 발바닥까지 증상이 내려와 보일수록 황달이 심하다고 간접적으로 추정합니다. 그러나 이는 정확도가 높지 않고 전문가가 아니면 진단이 더욱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확진을 위한 방법은 크게 2가지가 있으며, 가장 정확한 방법은 채혈을 통해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신생아 황달은 대부분 일시적이며 임상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데다가, 신생아 채혈이 어렵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덜 침습적인 방식인 빌리루빈미터를 이용한 진단법을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빌리루빈미터 진단법은 발뒤꿈치 천자 등을 이용해 소량의 혈액을 채취하고, 모세관에 넣은 후 장비에 삽입해서 빌리루빈 농도를 얻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혈액을 채취하는 침습적 방법이기 때문에 산후조리원이나 신생아실에서는 대부분 비침습적 경피 빌리루빈 검사를 사용합니다.
비침습적 경피 빌리루빈 검사는 측정기를 신생아의 이마 또는 흉골 피부에 놓고 내장된 광섬유 및 반사계, 분광계를 이용해 채혈 없이 빌리루빈 수치를 측정하는 방법입니다. 비침습적 검사라는 장점이 있으나, 광선치료 도중 혹은 이후 사용에 대한 자료가 아직 부족하고, 미숙아 및 저체중 출생아 사용에 대한 자료 역시 부족해서 진단보다는 선별 목적으로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결국 최종 진단에는 직접 채혈을 통한 빌리루빈 농도의 정확한 확인이 필수입니다.


  • 신생아 황달의 치료

신생아 황달 치료는 크게 광선치료와 교환수혈이 있습니다.
- 광선치료: 광선치료는 아기 몸의 최대한 넓은 면적에 청록색 가시광선을 쬐어주는 방법으로, 피부 내의 간접 빌리루빈을 이성체로 변형시켜 담즙과 신장을 통해 배출하도록 돕습니다.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최소 6시간 이상이 필요하므로, 침습적 치료인 교환수혈의 적응증이 되는 수치보다 낮은 수치에서 미리 광선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홍반 발진, 탈수, 발열, 묽은 변, 피부가 짙은 회갈색으로 변하는 등 치료 합병증이 급성으로 발생할 수 있으나 대부분 일시적이고 증상이 경하며, 장기적인 부작용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진 안전한 치료입니다.
- 교환수혈: 교환수혈은 광선치료에 효과가 없거나 빌리루빈에 의한 급성 뇌증을 보이는 경우 시행합니다. 짧은 시간 동안 신생아의 혈액 일정량을 제거하고 수혈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방법입니다. 혈액 내 빌리루빈 농도를 급속도로 떨어뜨릴 수 있으나, 침습적이고 산염기 및 전해질 불균형과 저혈당 등 여러 위험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서 전문 치료가 가능한 병원에서 반드시 필요할 때만 시행해야 합니다.
- 기타: 간 내 빌리루빈 대사 효소의 활성도를 증가시키기 위해 저용량의 페노바비탈 경구약을 사용하거나, 면역 문제에 의한 용혈 질환인 경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면역글로불린 주사제 등 보조적인 약물을 투여할 수 있습니다. 직접 빌리루빈혈증은 핵황달 발생이 드물기 때문에 수치를 급격히 낮추기보다는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흔히 우루사라는 이름으로 알고 있는 UDCA 경구 약제를 투여해 담즙 배출을 증가시키는 보조 약물치료를 병행합니다.


<글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신생아과 한정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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